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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이 아니라 상술이었다 - 권리금 사기 3가지

by 머니돈시꾸 2025. 5. 9.

디스크립션

“여기 진짜 잘 돼요, 저도 권리금 주고 들어왔어요.” 창업을 준비하며 상가를 둘러보신 분이라면 이런 말을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마치 ‘황금자리’라도 되는 양 확신에 찬 말투로 설명을 듣다 보면, 창업 초보자일수록 그 말에 점점 끌리게 됩니다. 저도 상권이 좋다는 얘기에 들어보면 상술이었던 권리금 사기 케이스 3가지가 느껴지게 되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권리금이라는 건 사실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민감한 요소입니다. 정식 보장도 없고, 환불도 되지 않는 구조지만, 매물 시장에서는 거의 ‘보장된 가치’처럼 오인되곤 하죠.

특히 권리금을 강조하는 중개인이나 기존 점주의 말에는 반드시 ‘조급함’을 유도하는 문장이 포함돼 있습니다. “오늘 바로 결정 안 하면 다른 사람한테 넘긴다”, “여긴 지금도 계속 문의 들어온다”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그 자리에 들어간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상권’이 아닌 ‘상술’에 속은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가게를 양도하는 사람 중 일부는 장사 자체보다는 권리금을 받아내기 위한 계획 하에 움직이고 있으며, 정작 본인은 그 자리에서 손해만 보고 도망치듯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 그리고 여러 사례를 통해 ‘권리금 사기’의 대표적인 3가지 유형을 소개합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현실이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입니다. 한 번 뿐일 수도 있는 소중한 창업 기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상권이 아니라 상술이었다 - 권리금 사기 3가지

 

유령 손님 조작: 단체 예약과 알바 동원

“여긴 항상 손님이 많아요”라는 말을 입증하기 위한 수법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유령 손님 조작’입니다. 가게를 보러 오는 시간에 맞춰 지인, 심지어 알바까지 동원해 손님이 많은 것처럼 위장합니다. 테이블마다 앉은 사람들이 실제 손님이 아니라, 권리금 사기 목적으로 짜인 ‘극장 세트’인 셈입니다.

더 교묘한 경우는 배달 앱 통계를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특정 날, 일부러 몰아서 배달 주문을 넣어 ‘이번 달 매출’ 그래프를 인위적으로 높여놓는 것입니다. 예비 창업자가 배달앱 매출 캡처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 “이 정도면 하루 100만 원 매출은 기본이겠네”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장사를 시작하고 나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초반 몇 주는 이전 손님이 남아있어 보일 수 있지만, 곧 사람 발길이 끊기기 시작합니다. 정작 주변 상인들에게 물어보면 “거긴 원래 손님 없는 집이었다”, “3개월 만에 세 번이나 바뀐 자리”라는 이야기가 돌아옵니다. 결국 권리금 계약을 하기 전에 주변 상인들께 철저히 물어보는 단계가 확실히 필요합니다. 

 

권리금 장사의 무서운 점은 한 번 피해자가 생기면, 그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구조에 있습니다. 원금을 회수하려는 마음에 또다시 꾸며서 다음 사람에게 넘기게 되는 것이죠. 그 결과, 실제 장사를 하는 사람보다는 권리금 장사를 하는 사람이 돈을 벌게 되는 불합리한 시장이 지속됩니다.

 

 

상권 개발 호재 사기: 미끼로 쓰이는 공사 간판

“곧 지하철역 생겨요”, “앞으로 이 구역 전부 재개발 들어갑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매력적인 말이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 말의 상당수가 허위 또는 왜곡된 정보라는 점입니다. 권리금 사기꾼들이 자주 활용하는 이 수법은 ‘상권 개발 호재’를 근거로 말도 안 되는 권리금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조감도, 뉴스 기사 스크린숏, 심지어 위조된 지자체 공문까지 들이대며, “이 지역은 곧 뜰 지역”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해당 개발이 3~5년 이상 걸리는 중장기 프로젝트이거나, 아예 백지화된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역주택 개발 (일명 지주택 사업)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예비 약사가 “재개발 예정지”라는 말만 믿고 9,000만 원이 넘는 권리금을 주고 약국을 개업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구역은 이미 재개발 계획이 해제된 지 2년이 지난 곳이었고, 주변 아파트 주민들도 대부분 이주가 끝난 상태였습니다. 약국 개업 후 일주일간 하루 평균 손님이 3명도 되지 않아 결국 반년 만에 폐업했습니다.

개발 호재는 매우 불확실한 정보입니다. 특히 창업 초보자일수록 ‘앞으로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미래에 권리금을 지불하는 것은, 말 그대로 도박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단기 임대 계약: “계약 갱신 안 돼요”라는 뒤통수

권리금 사기 유형 중 가장 치명적인 건 ‘단기 임대’라는 사실을 숨기는 것입니다. 보통 상가는 2년 계약이 일반적이라 생각하지만, 계약서 조항을 꼼꼼히 살펴보면 6개월, 혹은 1년 계약으로 제한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임대인은 이미 지인에게 가게를 넘길 계획이 있거나, 철거/리모델링 등의 일정이 잡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갱신 요구권이 법적으로 제한된 상황이라면, 장사가 잘돼도 소용이 없습니다. 계약 만료 시점에서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게 되면, 들인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이고 권리금조차 회수할 수 없습니다.

실제 사례 중엔, 프랜차이즈 카페를 개업한 한 사장이 임대인이 건물 리모델링을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장은 권리금 5,000만 원과 인테리어 1억 원 이상을 들였지만, 단 10개월 만에 나가야 했고,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제 주변 지인도 동일한 방법으로 상술에 당해서 인테리어와 보증금만 날렸습니다. 단지 어떠한 비즈니스를 매매하더라도, 손님수와 매출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도 꼭 체크해야합니다. 다시 강조드리길, 창업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은 ‘임대차 계약서’의 남은 기간과 ‘임대인의 장기 계획’입니다. 구두로 “그런 일 없을 겁니다”라고 말하는 건 아무 의미 없습니다.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약서 상의 갱신권 여부, 중도 퇴거 조항, 목적물 사용 조건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 및 요약: 권리금과 상권보다 사람을 보라

‘상권’이라는 말에는 무언가 보장된 듯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유동인구 많고, 가게 잘 되고, 사람 북적이는 장소. 하지만 권리금이라는 개념이 개입되는 순간, 그 ‘상권’은 누군가의 ‘상술’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권리금 사기의 핵심은 정보의 비대칭입니다. 기존 점주나 중개인, 임대인은 정보를 모두 알고 있지만, 예비 창업자는 겉으로 보이는 외형만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중요한 건 ‘사람’을 보는 일입니다. 중개인의 말, 임대인의 말, 기존 점주의 말에만 의존하지 말고, 인근 상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십시오. 입지, 흐름, 동종 업계의 실제 매출 패턴까지 몸으로 뛰어다녀야 진짜 정보가 보입니다.

창업은 인생에서 몇 번 오지 않는 기회이자,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상권’이라는 말에 홀리지 말고, ‘상술’의 이면을 꿰뚫을 수 있는 냉정함을 갖고 권리금 사기를 피하십시오.  권리금 사기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꼼꼼함과 현실적인 의심입니다.